홈페이지 담당자와 제작자 사이,
그 어색한 거리
서문
홈페이지를 운영하다 보면, 기술적인 수정이나 디자인 변경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제작자'죠.
하지만 막상 대화를 시작하면, 이상하게도 말이 잘 안 통합니다. 내가 말한 건 분명한데, 돌아오는 답변은 낯선 용어와 복잡한 설명들. 그 순간, 담당자와 제작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깁니다.
이 글은 그 벽을 허물기 위한 작은 시도입니다. 비전공자인 홈페이지 담당자가 겪는 현실, 그리고 그 어색한 거리의 정체를 함께 들여다봅니다.
🎭 "이 버튼, 그냥 좀 더 눈에 띄게요..."
홈페이지 담당자로 일하다 보면 가장 난감한 순간은, 제작자와 마주 앉아 수정 요청을 전달할 때입니다.
"이 버튼을 좀 더 눈에 띄게 해주세요."
"CSS로 처리하면 되는데, 정확히 어떤 효과를 원하시죠?"
"…그냥 클릭이 잘 되게요."
담당자는 사용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제작자는 기술 중심으로 접근합니다.
같은 말을 해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이 상황, 가장 힘든 건 내가 뭔가 잘못 말하고 있다는 불안감입니다.
"혹시 내가 너무 무식하게 말한 건 아닐까?"
"이런 요청이 말도 안 되는 건가?"
결국 말이 줄어들고, 필요한 수정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되죠.
🔍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할까?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술 언어에 대한 거리감' 때문이죠. 비전공자인 홈페이지 담당자는 HTML, CSS, UI/UX 같은 용어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반면 제작자는 그 언어로 사고하고 일합니다. 의도는 같아도 표현 방식이 다르니, 오해가 생길 수밖에요.
또 하나의 이유는 '역할의 경계'입니다. 담당자는 사용자와 회사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고, 제작자는 기술적 제약과 효율성을 고려해야 하죠.
이 두 입장이 충돌할 때, "왜 이렇게 어렵게 말하지?" "왜 자꾸 말이 바뀌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대화는 점점 피곤해집니다.
🧘 말이 통하려면, 이렇게 해보세요

다행히도, 몇 가지 작은 팁만으로 그 어색한 거리를 좁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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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은 구체적으로, 예시와 함께
"이 버튼을 더 눈에 띄게 해주세요"보다는 "이 버튼을 빨간색으로 바꾸고, 글씨를 굵게 해주세요. 참고로 A페이지처럼요." -
기술 용어는 몰라도, 목적은 명확하게
"이 기능을 넣어주세요"보다는 "사용자가 이 페이지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
모르는 건 솔직하게 묻기
"이건 어떤 의미인가요?"
"이 방식이 왜 필요한가요?" -
요청 전 간단한 정리 문서 만들기
말로만 전달하기보다, 캡처 이미지에 메모를 붙여 전달하면 훨씬 명확해집니다.
🌱 조금씩 가까워지는 방법
처음엔 어렵습니다. 하지만 몇 번의 대화를 거치면, 서로의 언어에 익숙해지고 신뢰가 생깁니다. 제작자도 담당자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담당자도 기술적 제약을 고려하게 되죠. 그렇게 조금씩, 어색했던 거리가 좁혀집니다.
홈페이지는 결국 협업의 결과물입니다. 서로 다른 역할이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료죠. 조금 더 솔직하게,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조금 더 여유 있게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그 어색했던 순간도 자연스럽게 지나가게 됩니다.